[글마당] 꿈으로 가는 환승역
도시의 변두리 어둠 깨고 나오는 이른 새벽 이집 저집 기상 알람이 울리고 창마다 불이 켜진다 타임스스퀘어 지하 환승역 노동자 풍의 사람들로 만원이다 덜 깬 잠, 주머니에 구겨 넣고 바삐 들어오고 나가는 모양새 개미 떼를 닮았다 각기 다른 하루 삶의 전장에 입성하려면 아침 뗏목을 타야 해 이방(異邦)에서 온 사람들 “친구 오늘 하루도 건재하시게” 저희끼리만 통하는 말로 인사를 나누고 세탁소로, 델리로, 공사장… 각자의 일터로 흩어지는 일개미들 이고 지고 토착한 땅 “마침내”로 시작되는 문장 위에 도달해 있다 누구는 끝내 물음표로 추락하고 누구는 마침표와 느낌표 힘있게 찍으며 완성에 닿겠지 환승역은 언제나 개미 떼로 만원이다 자본이라는 여왕개미 나라에 기꺼이 몸 던져 살고 살아낸다 변정숙 / 시인·롱아일랜드글마당 환승역 여왕개미 나라 타임스스퀘어 지하 기상 알람